“노는 것도 일하는 것만큼 어렵다.”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이 곧잘 하는 말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이 북적이는 휴가지에서 진정 쉬는(休) 겨를(暇)이 쉽게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부르는 게 값인 휴가지에서 지갑을 홀쭉하게 만들면서도 즐거운 휴가를 만들지 못한다면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
멀리 떠난다고 해서 멋진 휴가가 아니고, 집에 틀어박혀 쉬기만 한다고 해서 즐거운 휴가가 아니다. 휴가가 진정으로 행복한 시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즈넉한 산사를 좋아하는 어르신, 시원한 산자락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어른들, 땡볕에서 뛰어놀며 물장구 치고 싶어 하는 아이들 모두를 만족하는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굳이 휴가를 이용하지 않고도, 주말에 훌쩍 떠나 봐도 좋을 영주의 6 “거리”를 만나보자.
| | | ↑↑ 부석사 | ⓒ CBN 뉴스 | | 볼거리 영주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소백산맥 자락 청정자연과 부석사, 소수서원 등의 문화재를 먼저 꼽을 수 있다. 국립공원 소백산은 봄이면 철쭉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찾고, 여름이면 시원한 희방 폭포를 만나기 위한 발길들이 이어지며, 가을이면 고찰들과 어우러져 물드는 단풍의 진풍경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겨울이면 산 능선 곳곳 눈꽃나무가 등산객의 발길을 잡는 곳이다.
| | | ↑↑ 희방폭포 | ⓒ CBN 뉴스 | |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백산이지만 여름 무더위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해발 850m 고지에 자리한 거대한 암벽사이로 쏟아지는 희방폭포의 물줄기 앞에 서 보길 추천한다.
소백산 안에 포근히 안겨있는 부석사는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천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곳으로 무량수전 앞에 서면 소백산이 한 아름에 안겨온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선비촌 까지 더하면 볼거리가 풍부해 지루할 틈이 없다.
들을거리 눈이 열리고 귀가 뚫리고 자연의 내음에 코가 행복해지는 5감 만족을 위한 여행이라면, 들을 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보는 것에만 그친다면 무언가가 허전해질 터. 주말을 이용해 부석사와 소수서원 선비촌 일대를 방문하면 역사와 문화재 설명까지 곁들여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직접 보고 듣는 여행을 통해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산 지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배울거리 고대로부터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민족의 정신문화, 유교! 영주는 유교의 중심지로서 유교 문화는 물론 유교 정신이 이어져 내려오는 고장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배움을 주지만, 소수서원 내 위치한 선비문화 체험관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고 청소년들 캠프에도 이용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쉬면서도 배우는 여행에 적격. 조선시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과거행렬들이 넘어야 했던 소백산 줄기, 선비들의 숨결이 담긴 죽령옛길의 정신을 이어가듯, 영주에는 배움을 위한 여행지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즐길거리 아무리 배울 것이 많은 고장이지만 즐거움이 빠져서는 안될 것~!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 일컬어지는 소백산이 자리하고 있는 영주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고 만끽하는 기회를 꼭 누려야 한다. 전국에 수많은 명산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소백산의 솔숲은 깊고 솔향이 짙어 푸른 산길을 따라 걷다 땀이 맺힐 즈음 솔향기를 가득 실은 바람 한줄기가 불어오면 세상 모든 시름이 잊혀진다.
| | | ↑↑ 솔향기마을 | ⓒ CBN 뉴스 | | 소백산 트레킹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가족과 함께 솔바람을 느껴보고 싶다면 솔향기 마을을 꼭 방문해보기 바란다. 영주시 봉현면에 위치한 솔향기 마을은 이름 그대로 350년 된 소나무 군락에 둘러싸인 산촌마을로 일교차가 큰 지리적 특성 때문에 산나물과 사과 등 자연에서 자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가을이 아니라서 전국 제일이라는 영주 사과를 맛볼 수는 없지만 여름사과인 아오리와 복숭아 등 싱싱하고 맛좋은 과일 현지에서 먹어보는 기쁨을 선사한다.
솔향기 마을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계절에 맞는 농촌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봄에는 산나물 체험, 여름에는 복숭아 따기, 솔방울 줍기, 농부체험, 가마솥밥 만들기 등의 향토음식체험, 그리고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영주의 문화관광지를 둘러보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9월에는 영주의 대표 특산품인 영주사과를 따는 등의 체험이 있다고 하니 4계절 다양한 체험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이 제격.
| | | ↑↑ 풍기인삼 | ⓒ CBN 뉴스 | | 먹거리 영주는 먹을거리가 풍부한 고장이다. 전국을 넘어 세계제일로 손꼽히는 풍기인삼은 물론, 불포화 지방산과 오메가3 함량이 높은 영주한우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영주는 전국 최고의 힐링 먹거리 생산지역으로 영주사과, 포도 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찬 먹을거리가 즐비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것은 부석태.
부석태는 영주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지역 특화 명품 브랜드 콩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콩 품종 중 콩알의 크기가 가장 굵어 100알의 무게가 40g(일반콩 25g 내외)수준인 극대립종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4월 부석면에는 영주에서만 재배되는 부석태의 우수성을 알리는 콩세계과학관이 문을 열었다. 과학관 주변에는 친환경 생태체험단지가 들어서있어 콩 생육과정 관찰과 전통 장류 및 각종 콩 요리 체험, 콩 재배 참여를 위한 영농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또 영주의 대표 콩이자 정부의 최초 장려품종으로 지정된 부석태로 만든 장류도 구경할 수 있다.
2013년 전국 51개 팀이 참가한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부석태로 만든 청국장 전골이 대상을 받았다. 솜씨도 우수했겠지만 재료면에서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를 얻었을만큼 부석태의 우수성은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 영주에는 부석태를 이용한 청국장과 콩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으니 여행 전 찾아보고 가면 좋을 듯.
영주시는 부석태를 알리고, 콩세계과학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6월 한 달 동안 콩세계 과학관을 무료 개방한다고 하니 콩세계과학관 구경도 하고, 건강한 먹거리 부석태를 맛보러 떠나보자.
살거리 영주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한 풍기인삼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신종플루를 겪었을 시절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풍기인삼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 메르스를 겪으면서 면역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인삼과 홍삼은 면역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풍기에 있는 인삼시장에서는 산지에서 직접 캔 인삼이 즐비하고 수삼과 다양한 인삼가공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1년 365일 인삼을 구입하려는 사람으로 북적인다. 소백산 트레킹을 즐긴 후,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관람한 후 풍기인삼 시장에 들러 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행 코스.
인삼을 캐는 10월에 개최되는 영주풍기인삼축제는 풍기읍 남원천 둔치와 인삼시장 5개소, 인삼 캐기 체험장 등지에서 향과 맛이 뛰어난 풍기인삼을 직접 채취하고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니, 기억해 두었다가 금년 가을에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설레는 휴가를 앞두고 이번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다. 볼거리, 들을거리, 배울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살거리 풍부한 영주에서 입맛에 맞는 여행지를 골라보자. |